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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Reading

[그릿(Grit)] 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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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이 왜 그렇게 인기가 많고 베스트셀러가 됐는지 잘 이해는 되지 않는다. 진부하고 뻔하게 느껴지고 결국 ‘크고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 이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여러 사례를 들어 나열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얻는 것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책이 이렇게까지 굵을 필요가 있나 느껴졌다. 그래서 중간에 그냥 그만 읽을까 생각이 꽤 많이 들었던 책이다.

그래도 몇 가지 기억 나는 것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재능’에 대한 나의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운동 선수, 과학자, 아마존 창립자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 사람들이 그런 성과를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재능보다는 그릿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만큼의 노력과 최선을 다하지 않고 그저 그들은 ‘재능’이 있었다고 치부한다고 한다. 그래야 본인들에게 더 나으니까.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들만큼 못했던 것은 그들은 재능이 있었으니까, 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나도 이 의견에는 동의한다. 나조차도 그들만큼의 노력과 연습, 최선을 다하지 않고 김연아 선수나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을 보면 재능이 있다라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일종의 편견일수도 있고 변명, 자기방어다. 내게 있어서는 변명의 요지가 더 크다.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도 나는 전보다는 더 준비하기는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수능, 편입, 취업 준비 등등 모두 그랬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그때보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어쨌든,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나는‘그래도 저자는, 하버드 생들은, 서울대 생들은, 변호사, 의사들은 일반인보다 더 공부에 재능이 있고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닌가?’하는 편견이 사라지지 않았다.

  2. 나의 그릿 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
    저자는 그릿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점검표를 보여준다. 테스트 전에는 그래도 내 그릿 점수는 꽤 높겠지 싶었는데 매겨보니 5점 만점 3.x점이었다. 이정도면 2.5보다는 높으니 평균 이상이라는 건가? 자만했다가 내 점수가 평균이거나 평균보다 조금 낮은 점수라는 것을 알고 조금 충격이었다.ㅋㅋ 하긴 지금까지 살아온 내 모습을 보면 엄청나게 최선을 다한 적이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3.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자신의 일을 즐기며 오래 한다고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소리긴 하다. 세상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지금 내가 하는 개발 업무가 나랑 꽤 잘 맞고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세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일하지는 않는다. 분명 사람들에게 도움은 되고 편리함은 주겠지만 내가 막 엄청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일하지는 않는다. 그냥 들었던 생각은 이런 말을 면접에서 하면 더 좋게 보일 수 있나? 하는 것이었다. 내가 당신들의 회사, 팀에서 세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라고 하면 그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하다.

  4. 뉴욕의 유명한 잡지(뭔지 기억은 안남)에 만화 기고를 성공한 유명한 작가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수많은 거절 끝에 자신의 그림 스타일을 바꾸고 거절을 면한 작가의 이야기였다. 책에 담긴, 거절을 벗어나게 해준 그의 그림을 보자마자 ‘오 되게 잘 그렸다 느낌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수많은 거절과 실패를 경험한 그 작가의 심경이 조금은 이해가 되고 동질감이 느껴졌고 나도 계속 노력하고 내 포트폴리오를 바꾸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곳에서도 날 받아줄까? 생각이 들었다. 책이 끝나면서 저자는 어떤 것이든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하는데 이 말에 아직은 의심이 남아있다 🥲

  5. 나는 남편에게, 미래의 자식에게 어떤 아내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내 가족이 힘들 때 무한한 지지와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요구를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기는 하다. 지금도 영어 회화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그냥 ‘괜찮다 영어는 어려운거다’ 라고만 말하고 있는데 오빠가 이걸 극복하고 그릿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려면 난 어떤 말을 해야 할까

  6. 그래도 지금까지 코딩 테스트를 수없이 연습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애썼던 행동들은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작은 발자국이었다는 것이 종종 생각이 났다. 이런 행동들이 추후에 열매 맺기를 바랄 뿐이다.

  7. 스펠링 비 대회를 준비하는 어린 학생들도 매일같이 1~2시간씩 공부를 하는데 난 내 미래를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쏟는가? 어린 애들도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내가 조금 부끄럽고 자극이 되었다.

그릿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을 위한 마음이 크다고 하는데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난 내가 하는 일이 우리 가족의 미래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오늘, 내가 준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릿에 관한 얘기를 읽고 자극을 받고 싶다면 난 이 책보다는 부자의 언어 를 추천한다.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

완독일: 202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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