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통계와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 흐름과 금리/환율/일본, 북유럽 3개국의 부동산 버블 사건/2008년 금융 위기 등을 설명한다. 저자들의 주관적인 견해와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였기 때문에 보고서를 읽는 듯한 느낌, <땅과 집값의 경제학>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컵에 물이 반이 들어있다면 누군가는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 하고 누군가는 ‘물이 반이나 들어있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주장들은 누군가의 시각과 견해에 따라 달라지는 ‘진실’일 수도 있으나 ‘사실’은 아니라고 한다. ‘사실’은 그냥 ‘컵에 물이 반이 들어있다’ 이다. 이러한 느낌으로 우리 나라의 부동산 흐름과 경제 지식/사건들을 '사실에 기반하여' 설명한다.
많은 투자 책에서 일본의 부동산 버블 사건과 2008년 금융 위기 사건을 언급한다. 내가 이번에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 내가 20권의 책을 넘게 읽었음에도 이 두 사건을 남에게 정확히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제대로 정리하고 블로그에 게시하든가 해야겠다. (미루면 안되는데ㅠ)
어쨌든 저자들이 일본 부동산 버블 사건을 언급했던 이유는 많은 부동산 폭락론자들이 꼭 일본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될 것이라 주장한다는 것이다. 내가 놀랐던 점은, 일본에서 분명 부동산 버블 현상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 요인 중 하나는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무리하게 많이 했고 상업지 위주로 부동산 버블이 일어났었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인기 없는 편인 아파트마저도 부동산 버블 사건 전보다 가격이 올랐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사실들은 처음 알았기 때문에 유익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시기에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북유럽 3개국에서도 부동산 버블이 일어났지만 추후에는 부동산 가격이 다시 치솟았다. 저자들은 이러한 점을 꼬집는 것이다. 왜 맨날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폭락을 주장할 때 일본만 근거로 내세우는 것인가? 북유럽 3개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예시도 같이 가져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견해와 정보들을 알게 되서 참 좋았다.
환율과 금리의 개념은(특히 환율) 아직도 어렵고 외우다시피 해야 겨우 머리에 들어올 것 같지만 두가지 요소도 우리나라 부동산에 영향을 주므로 이것들을 알아야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폭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2008년 금융 위기가 ‘부동산’때문에 시작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이 점은 저자들의 주장일지는 모르겠지만 양적 완화 때문이라는 남편의 의견과 약간 차이가 있었음) 당시의 미국 정부가 국민들이 자가 한 채는 보유하게 하자는 좋고 선한 의지로 대출 이자도 엄청 낮춰주고 주택 가격 전액만큼 대출을 해주게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사며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오른 만큼 은행에서 또 대출을 해주었는데 이로 인해 사람들이 ‘부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소비가 엄청나게 이루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그 유명한 AAA등급과 엄청나게 위험한 저등급 펀드 금융 상품들을 묶어 팔며 금융 위기를 가속시키는 일이 일어났는데 (무디스 신용등급 평가 회사 관련) 처음으로 로버트 기요사키가 <앞으로 10년,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에서 워런 버핏을 왜 그렇게 비판했는지 조금 이해가 되었다. 신용등급 평가 회사가 그 펀드 회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좋은 등급으로 평가를 해줬다고 한다. (저자들 曰)
마지막 맺음 말에서도 저자들은 이 책이 부동산 투자를 권하거나 장려하는 책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하지만, 본인들이 마음 놓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 한 채 정도는 구입하기를 권장한다. 투자 목적으로 영끌해서 수준에 맞지도 않는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다. 또 미분양, 금리, 환율, 공급/수요 등과 같은 여러 요소도 각각 하나하나를 보며 부동산 가격을 예측하지 말라고 한다. 예를 들어 미분양 수가 주택 가격을 결정짓는 전체가 아니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여러 번 주장한다.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전체를 보라는 것이다.
크게 재미가 있던 책은 아니지만 내가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던 지식들을 조금이나마 정리해주고 몰랐던 사실/정보들을 알려줘서 좋은 책이다. 아직도 환율이 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투자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저자: 이재범, 김영기
완독일: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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